소 개
라틴어판 『로마 미사 경본』 제2표준판과 제3표준판의 변경 사항
1. 개정 이유
1975년 이후 계속 진행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 개혁의 결과물로서, 『미사 독서 목록』(Ordo lectionum missae, 1981년), 『성당과 제대 봉헌 예식』(Ordo dedicationis ecclesiae et altaris, 1977년), 『주교 예절서』(Caeremoniale episcoporum, 1984년), 『축복 예식』(De benedictionibus, 1984년), 『서품 예식』(De ordinatione episcopi, presbyterorum et diaconorum, 1990년) 등 사도좌의 최근 문헌들과 개정된 교회법(Codex iuris canonici, 1983년)을 반영하고, 수많은 지역 교회에서 제2표준판을 번역하여 사도좌의 추인을 받으면서 생겨난 개별적인 적응들을 받아들여 여러 가지를 더하고 고칠 필요가 있었다.
2. 『로마 미사 경본』의 변경
제2표준판과 비교할 때, 제3표준판 『로마 미사 경본』의 주요 변경 사항은 아래와 같다.
1.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이하, 총지침)을 다른 전례서들의 규정과 표현에 어울리도록 수정하고 사목 경험에 따른 몇 가지 변화도 담아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면서 더욱 정확하고 풍요롭게 정리하였다. 그리하여 제2표준판(1975년)의 총지침은 8장, 341항, 각주 95개로 구성되었는데, 제3표준판(2008년)의 총지침은 9장, 399항, 각주 165개로 확장되었다.
2. 특히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에 제9장을 추가하여, 로마 전례의 본질적인 통일성을 유지하면서도 미사 경본에 제시되지 않은 적응들을 영적 유익을 위하여 지역 교회의 주교회의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지침들을 마련함으로써, 『로마 미사 경본』을 사목적 필요에 알맞게 적용하는 길을 제시하였다.
3.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대신에, 특히 사순 시기와 부활 시기에는, 이른바 사도 신경 곧 로마 교회의 세례 신경을 바칠 수 있다고 명시하여 사도 신경의 위상을 복원하였다.
사도 신경은 초세기 교회로부터 물려받은 본연의 신경으로서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보다 더 오래된 것이며, 동서방 교회가 공유했던 전통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이 신경은 주로 파스카 성야의 세례식에서 사용되었기에 “세례 신경”으로도 불리며, 주님의 강생과 파스카 사건이 단순한 표현으로 뚜렷하게 부각되어 있는 탁월한 교회의 유산이다.
4. 양형 영성체가 허락되는 경우를 더욱 분명하게 밝히고, 주교회의는 사도좌의 추인을 받아 양형 영성체를 신자들에게 확대하는 권한과 분배하는 방식에 관한 규정을 마련할 수 있으며, 교회법 제381조 1항에 근거하여, 교구장 주교는 자기 교구를 위하여 양형 영성체 규범을 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였다(총지침 283항).
5. 미사의 교회론적 차원을 강조하였다. 트리엔트 공의회 직후 1570년에 반포된 로마 미사 경본이 사제가 혼자 드리는 미사를 첫째 자리에 놓았던 반면, 이 제3표준판은 전례의 교회론적 차원을 중시하여 교우들과 함께 드리는 미사를 성찬례의 전형적인 형태로 제시하였다(총지침 115항 이하).
특히 지역 교회에서는 주교가 자기 사제단, 부제들, 평신도 봉사자들에게 둘러싸여 주례하고,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이 온전히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미사가 그 의미로 보아 첫자리를 차지하며, 여기서 교회의 모습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밝히고 있다(전례 헌장 41항, 총지침 112항).
또한 이전에 사제 혼자서 드리는 미사를 봉사자 한 사람만 참여하는 미사(총지침 252-272항)로 대체하여 거행 양식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사제 혼자서 드리는 미사는 부득이하고 중대한 이유가 없이는 거행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6. 더욱 풍요롭고 완전한 전례문을 제시하였다.
ㄱ) 이전에는 대림 시기의 평일에 사용하는 몇 개의 기도문을 제시하였는데, 대림 시기의 모든 평일에 고유한 기도문을 수록하였다.
ㄴ) 이전에는 부활 시기에 부활 팔일 축제의 기도문을 반복하여 사용하였는데, 부활 시기의 모든 날에 옛 성사집에서 가져온 고유한 기도문을 수록하였다.
ㄷ) 사순 시기 미사에는 옛 전례 관습에 따라 날마다 백성을 위한 기도를 넣었다.
ㄹ) 1975년 이후 로마 보편 전례력에 새로 들어온 축제일 거행을 위하여 전례문들을 덧붙였다.
ㅁ) 하느님의 어머니 공경을 촉진하려고 새로 미사 전례문을 만들어 복되신 동정 마리아 공통 미사를 풍부하게 하였다.
ㅂ) 다른 공통 미사, 여러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드리는 기원 미사, 죽은 이를 위한 미사에서는 언제든 잘 어울리는 기도문으로 바꾸어 쓸 수 있도록 기도문의 배열을 바꾸고, 기도문을 덧붙였다.
ㅅ) 예식 미사에는 그동안 발행된 예식서들을 참고하여 기도문을 덧붙였다.
ㅇ) 감사송을 추가하고 보완하였다.
7. 그레고리오 성가 악보를 부록이 아니라 통상문과 고유 기도문의 해당 자리에 배치하여 전례 음악으로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는 그레고리오 성가의 위상을 복원하였다(전례 헌장 116항, 총지침 41항).
또한 전례 거행 중에 이루어져야 할 거룩한 침묵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총지침 45항과 56항).
8. 통상문에서 사제와 관련된 주요 사항은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다.
ㄱ) 입당 때, “제대 앞에 이르러 사제는 봉사자들과 함께 제대에 깊은 절을 하고, 제대에 입을 맞춘 다음(한국 교구들에서는, 제대에 서서 고개를 숙여 경건하게 절한 다음) 경우에 따라 십자가와 제대에 분향한다.”라고 명시하였다(통상문 1항).
ㄴ) 다양한 인사 양식을 덧붙였다(통상문 2항).
ㄷ) 통상문 128항에서, “장례 미사에서는 평화의 인사를 생략할 수 있다.”는 본문을 삭제하였다
ㄹ) 사제가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을 말할 때, “성체를 성반이나 성작 위에 조금 높이 받쳐 든다.”라고 “성작”을 덧붙여 놓았다(통상문 132항).
ㅁ) “성체 분배가 끝나면 사제나 부제나 시종은 성작 위에서 성반을 깨끗이 닦고 성작도 그렇게 한다.”라고 거룩한 그릇을 정리하는 이를 명확하게 밝혔다(통상문 137항).
ㅂ) 다양한 파견 양식을 덧붙였다(통상문 144항).
ㅅ) 파견 때, “사제는 입당할 때와 같이 제대에 입을 맞춘다(한국 교구들에서는, 제대에 고개를 숙여 경건하게 절한다). 그다음에 봉사자들과 함께 제대 앞에서 깊은 절을 하고 물러난다.”라고 명시하였다(통상문 145항).
9. 통상문에서 신자들과 관련된 주요 변경 사항은 다음과 같다.
ㄱ) 인사에서 교우들의 응답은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Et cum spiritu tuo) 한 가지로 통일되었다(통상문 2항).
ㄴ) 예물 기도 전에 “사제는 …… ‘형제 여러분, 우리가 바치는 …… 기도합시다.’ 교우들은 일어서서 응답한다. ‘사제의 손으로 바치는 …… 되게 하소서.’”라고 교우들이 일어나는 때를 명확하게 밝혔다(통상문 29항).
ㄷ) “영성체 노래는 사제가 성체를 모실 때에 시작한다.”라고 그 때를 명확하게 밝혔다(통상문 136항).